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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 첫 개인전 “ON LIMINAL SPACE 전이공간” 개최

작성자 사진: PlatformAPlatformA

이우재작가의 작업 소재는 빨리 읽고 쉽게 버려진 신문지들이다. 폐지가 된 신문지가 현대사회에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람처럼 느껴졌던 작가는 이 신문지에 새롭고 강하며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을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는 버려진 신문지들을 물에 담가 펄프화하고 염색한 후 다시 이것을 마티에르가 강한 회화 혹은 3차원 조각으로 볼륨화한다. 그리고 이 창작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패턴과 예상치 못한 발색, 불규칙성, 함몰, 균열 등 우연적 요소들이 주는 즐거움과 미를 발견하며 물질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들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1차 마무리 된 작가의 작업은 작가의 손을 떠나 특정한 장소, 특정한 공간에 다양한 형식으로 배열, 배치되며 관람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맥락을 창조하며 최종 완성된다. .


단위적인 형태를 반복하는 모듈성과 연속성을 띠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우재의 단순화되고 정제된 작업은 시각적으로 1960년대 중반 등장한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형식과 내용을 최소화하며 물질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과 달리 이우재의 종이작업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증명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서사화하며 자신의 가치철학을 작품에 내면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생김새나 정서적인 측면에서 한국인이지만 외국국적을 갖고 줄곧 해외에서 자라온 작가는 모든 이민자들 이 경험하는 것처럼 주류에 온전하게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항상 고민해야 했고, 이러한 그의 개인적 상황이 바로 이우재 작업의 시작점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로서 성장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본인이 처한 문화적 위치를 찾고, 외부의 편견적인 태도와 해석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던 작가는 ‘“작품이 곧 나’”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정보(민족성, 문화, 정치색 등)을 지워내기 위해 정보를 최소화하고 모듈화된 조각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미니멀적 형태를 선택했다. 반복되는 미니멀 조각의 형태는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르크-시뮬라시옹 개념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르크-시뮬라시옹 개념에 따르면 시뮬라르크 즉 재현물은 더 이상 원본과 구분되지 않는다. 오히려 증식하는 시뮬라르크가 원본을 잠식하며 서로의 시뮬라시옹으로 존재하고 여기서 원래의 진짜는 사라지지만 그들의 미묘하고 독특한 차이점들이 하나하나 진짜 개인으로 탄생된다. 작가는 종이라는 물질의 잠재성을 증명해 내는 서사적인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패턴과 색감, 균열, 마티에르, 미묘한 불규칙성, 불완전함 등 우연적 요소들을 통해 반복적이고 연속적인 각 모듈 조각들의 개성 즉 존재감을 이끌어 내었고, 이렇게 각 모듈화된 각 조각의 존재를 증

명함으로써 자신의 정채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각들은 바닥, 중앙의 기둥, 모서리, 전시장 중앙, 전시장 벽면 등 특정장소에 배치 배열되며 조용하고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이우재작업은 미술사적 맥락에서 포스트미니멀리즘과 단색화에 닿아있다. 반복적인 기법을 통해 작품에 고유한 질감을 형성하고 재료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살려내는 한국의 단색화는 물성회화라 불리며 작업과정 자체에 중요성을 부여하며 작가에게 있어 수행으로서 의미를 가졌다. 서양의 물성은 자연과 인공물의 이분법에 기초한 매체라면, 한국의 물성은 인간과 사물의 유기적인 상호성을 전제로 한다. 다시말해, 소재로서 도구적 역할에서 벗어나 질료 자체의 성질과 이를 이용하는 예술가의 행위를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자연과의 조응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의 결과물로서 주체와 세계의 상호작용이 드러나는 회화라는데서 그 접근방식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펄프화, 염색, 주물, 다양한 표면처리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이우재작업은 자연스럽게 작가에게 묵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특정장소에 배치된 작업은 관람자에게 시각적 촉각적으로 다가가며 이들에게 사유적 태도를 갖게한다. 자연히 작품이 놓인 장소과 관객의 역할이 부각된다.


이우재는 네덜란드 아이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DAE)과 호주 로열 메버른 공과대학(RMIT UNIVERSITY)에서 수학했다.


-글 : 플랫폼에이 이지영


  • 전시: ON LIMINAL SPACE 전이공간

  • 기간: 2024. 02. 23 ~ 2024. 04. 09

  • 장소: 플랫폼에이 (서울 서초구 서래로5길 37-13)

  • 문의: (02)2653-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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